[26년 9월호 #4] 금빛으로 새기는 전통, 금박공예

손끝의 결

금박공예는 얇은 금박을 직물 위에 붙여 아름다운 문양을 표현하는 우리 전통공예입니다. 단순히 금빛 장식을 더하는 작업이 아니라, 문양을 새긴 목판과 접착제, 금박을 정교하게 다루어야 하는 섬세한 기술입니다.

우리나라의 금박은 조선시대 왕실 복식을 비롯해 혼례복과 쓰개류, 댕기, 보자기 등 다양한 생활문화 속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도다익장(都多益匠), 부금장(付金匠) 등의 이름으로 금박을 다루는 장인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금박을 찍는 문양에는 꽃과 새, 구름, 길상문 등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이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사진 >국가유산포털 — 국가무형유산 금박장

나무판에서 금빛 문양이 탄생하기까지

금박공예의 시작은 문양판을 만드는 일입니다. 배나무와 같은 목재에 문양을 옮긴 뒤 조각칼로 양각의 문양판을 만듭니다. 완성된 문양판에는 전통적인 접착제인 어교를 바르고, 직물에 문양을 찍어냅니다. 그 위에 얇은 순금박을 올리고 가볍게 눌러주면 접착제가 묻은 부분에 금박이 붙으면서 선명한 금빛 문양이 나타납니다. 이 과정에서 문양판을 만드는 목공예 기술과 직물의 특성을 이해하는 감각, 금박을 다루는 섬세한 손기술이 모두 필요합니다. 특히 직물의 종류와 두께에 따라 접착제의 농도를 조절해야 하며, 문양을 일정하게 찍어내는 것도 오랜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오래된 기술에서 오늘의 공예로

금박장은 2006년 11월 16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전통기술 분야의 공예 종목입니다. 국가유산청의 기록화 자료에서도 금박장을 직물 위에 얇은 금박으로 다양한 문양을 찍어내는 전통기술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금박공예는 전통 복식의 재현을 넘어 소품과 생활용품, 현대 패션과 공예 작품 등으로 표현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금박의 화려한 빛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빛을 만들어내기 위해 반복되는 목판 조각과 섬세한 손작업, 그리고 장인의 시간일 것입니다.

한 장의 금박이 천 위에서 빛나는 순간, 그 안에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우리 공예의 기술과 미감이 함께 새겨집니다.

손끝의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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